돈을 관리하는 것은 생활을 관리하는 것

by 권눈썹

내가 보는 것이 나를 만든다고 했다. 돈에 대한 욕망을 인정한 후로, 최근에는 드라마 보는 것보다 돈에 대한 책, 다큐를 열심히 본다. 돈에 대한 관점, 태도를 건강하게 키워나가기를 바라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돈돈돈을 아십니까 Get smart with money>는 돈 때문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4명의 참가자가 4명의 자산관리 전문가와 매칭되어 일년 간 자산상황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담았다.




'린지'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참가자라 가장 관심있게 보았다. 그녀는 패션스쿨을 중퇴하고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근무한다. 투잡을 하는데 버는대로 다 생활비로 지출하고 모은 돈이 없다. 예술가로서 커리어를 쌓으면서 경제적으로도 나아지는 것이 그녀의 소망.


담당 멘토 폴라 펜트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일을 사이드 잡으로 시작해보라고 한다. 린지는 동물을 좋아한다고 했고, 폴라 펜트는 작은 사업을 추천했다. 공원에 보이는 강아지를 그리고 뒷면에 연락처를 적어 주인에게 갖다주며 혹시 강아지 돌볼 사람이 필요하면 연락해달라고 제안해라고 했다. 스케치북 한 장이 명함이 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사람들에게 어느정도 수요가 있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사이드잡을 하나 갖게 되었다.


반려동물 돌보는 작은 일로 자신감을 얻은 후, 그녀의 커리어 전환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린지는 이미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동안 완성시킨 그림이 여러 점 있었다. 매주 아트마켓에 참가해 그림 포스터를 판매했고, 그리기 수업도 열게 되었다. 일터에서 단골손님을 통해 패션회사도 취직하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벽화일을 수주받으며 사업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영상 끝자락에 그녀의 모습은 등장할 때와 비교해 밝고 활기가 생생했다.


처음부터 자신이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돈'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 투자에 대한 것이 많은데 이 다큐멘터리는 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느끼게 했다.




'아리아나'는 잘못된 소비 습관 때문에 큰 빚을 지고 있었다. 카드가 무려 8개나 있었고, 한 쪽에서 진 빚을 다른 카드로 돌려막으며 생활하고 있었다. '자동차 고장나면 수리비는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걱정하며 벌벌 떨 정도 였다. 남편이 생활비를 모두 분담하고 있었지만 빚은 크게 줄지 않았다. 그녀는 돈이 없어 자식들이 필요한 것을 해주지 못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보다 죄책감 때문에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그녀가 실천할 과제는 '소비패턴을 분류하기'였다. 그녀와 매칭이 된 티파니 앨리체는 돈을 쓰기 전에 필요, 사랑, 기호, 욕구를 기준으로 분류하라고 했다.


'필요'는 나와 가족의 안전과 건강에 필요한 물건.

'사랑'은 돈이 아주 많다고 생각할때 돈을 쓰는 방식. (아리아나는 돈이 아주 많다면 가족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고 답했다.)

'기호'는 소비했을때 기쁨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

'욕구'는 구입할때 순간적으로만 기쁜 것.


네 가지 기준에서 '기호'와 '욕구'보다는 '필요'와 '사랑'에 해당하는 소비를 하라고 했다. '사랑'이 충족되도록 소비하려면 자기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하고, 돈이 많이 들기도 한다. 사랑이 충족되면 행복하다고 느끼겠지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티파니는 이어 두번째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다. 급여가 통장 다섯개로 나누어져 들어가게 세팅하라고 했다. <집세, 청구서, 지출, 비상금, 꿈실현> 으로 나누어서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다. 본인이 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몰라 불안하고, 불안해서 쉽게 돈을 써버리던 것과 비교. 목적에 따라 돈이 얼마나 있는지 파악이 되니까 이유없는 불안이 없어졌다. 다큐에서 아리아나의 차가 결국 고장나는데, '비상금'파트의 돈으로 해결을 하게 되었다. 걱정하던 상황이 왔지만 마구 써버렸을 수 있는 돈이 모여서 큰 어려움을 가볍게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사례를 보며 돈을 관리한다는 것은 곧 생활을 관리하는 것 임을 알게 되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라는 걸 알았다. 지금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각자 주어진 재능이 있고, 그것으로 먹고 살게 되어있는데 다만 자신을 믿지 못하는 마음 때문에 변화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마음은 때로는 배움으로, 습관으로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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