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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눈썹 Nov 20. 2022

인디음악 팬문화

인디에도 팬문화가 있다. 특정한 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디음악 자체를 좋아한다. 인디음악애호가들이 모여있는 온라인커뮤니티에서 공연소식을 나누고, 좋아하는 음악을 서로 추천한다. 혼자 공연을 찾아 조용히 즐기는 사람도 있고, 삼삼오오 어울려 가는 경우도 있다.  하루에 두 탕, 세 탕 뛰는 사람도 많다. 주말엔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서 공연을 보는 것도 불사한다. 나도 익명으로 몰래 커뮤니티에 가입했는데 어떤 팀이 요즘 인기가 많고 어떤 공연이 있는지 참고한다.


공연 영상 직캠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날 내 영상도 유튜브에 올라가 있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삼각대를 펼쳐놓고 영상을 찍던 분이 있었다. 장비가 좋아서 주최측에서 찍으신 줄 알았는데, 취미생활로 공연을 찾고 영상을 찍는 분이었다. 이런분들이 찾아주면 내가 실수로 영상을 못찍어도 안심이다. 다음날 일어나면 이미 유튜브에 업로드 되어있다. 자주 보는 분들은 뒷풀이에 참석하며 우정을 쌓기도 한다. 공연할때 축하한다고 먹을 것을 사들고 오시는 분도 있다.


 알려져있지 않은 뮤지션을 사람들에게 제일 열심히 소개하는 것도 이들이다. 보통 자기가 아는  위주로 공연을 찾아가지만 새로운 뮤지션을 발견하는 것도 좋아한다. 뮤지션의 SNS 팔로우하며 활동을  따라가는 사람도 많다.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가도  안다. 누가 서울에서 공연했다더라, 얼마나  공연장에 갔다더라. 이야기를 하면서 뿌듯해한다.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덕질하는 정도가 뮤지션이 음악을 하는 열성만큼 크다는 생각을 한다. 음악에 조예가 깊어 음악스타일에 대해서 의견을 많이 나누고, 좋아하는 팀의 음악을 기타로 커버하기도 한다. 덕질하다 공연 기획자가 되거나, 라디오 DJ가 되는 경우도 있다. 뮤지션은 자기 음악을 할뿐인데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걸 보면 세상이 참 아름답다 생각한다. 인디문화를 이끄는 사람은 유명한 뮤지션도, 프로듀서도 아니고 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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