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권눈썹 Dec 05. 2022

내 식대로 나 답게 음악하자

뮤지션 종합컨설팅을 받고 왔다. 멘토는 유통분야 1명, 페스티벌 프로그래머 1명, 프로듀서 2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만나기 전에 멘토들이 내 음악, 공연영상, 소개글 등을 미리보고 좋은점, 아쉬운점, 궁금한 점에 대해 미리 글을 보내왔다. '음악이 구리다' '실력이 미달이다' 이런 말이 있을까 겁이 나서 겨우 용기내서 확인했다. 메일에 적힌 내용을 보니 진지하게 나를 봐주셨다는 게 느껴졌고, 이번엔 내가 무엇을 질문해야할까 고민이 많아졌다.


당일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노래를 부르고, 멘토들과 1:1로 상담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 목소리가 좋고, 전달력이 좋다고 했다. 사람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무대매너도 좋다했다. 노래가 재미있고, 뮤지션 이름이나 음악, SNS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잘하고 싶다. 열심히 해야지' 말하면서 한 편으로는 '엄청 뛰어난 보컬도 아니고, 음악적으로도 부족한데 해봤자 잘 되겠어?'하고 스스로를 깎아내렸는데 내 장점을 그분들도 인정해주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멘토들에게'편곡, 무대의상, 나에게 어울리는 무대' 세 가지 정도로 질문을 했다.


프로듀서 A님은 의외로 편곡이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을 주셨다. 내가 어떤 무드의 음악을 하고싶은지는 알겠는데 노래를 들었을때 오래 기억에 남는 '후크' 가 부족하다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딱 맞아떨어지는 곡이라면 편곡을 많이 고민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성도있는 곡이 나온다 했다.


프로듀서 B님은 늘 통기타로만 작곡을 하다보니 곡들의 느낌이 다 비슷해서 공연에서 내 장점을 다 보여주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작곡의 어휘를 늘려야 다양한 분위기의 곡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어플 하나를 가르쳐주시면서 그걸 이용해서 매일매일 새로운 방식으로 작곡을 하라는 의견을 주셨다. 어떤 날은 드럼을 메인으로 곡을 써보고, 어떤 날은 자연의 소리를 이용해 써보고, 수만가지 방법으로 곡을 써보라했다.


유통전문가 C님은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라고 했다. 숏폼을 사용하는 뮤지션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패턴을 읽어보라했다. 또 곡을 한번에 여러 개 내지말고, 싱글로 몇개월에 한번씩 내서 사람들의 반응을 테스트해보는 방식을 추천해주셨다.


페스티벌 프로그래머 D님은 내가 어떤 무대, 어떤 시장을 가고싶은지를 명확하게 해야한다고 했다. 한 사람이 워터밤, 펜타포트, 그린플러그드를 다 갈수는 없다고. (내 질문이 좀 유치했다... 워터밤, 펜타포트,그린플러그드.. 다 가고싶은데 D님은 제가 어디가 어울린다고 보시나요..?^ㅜ^) 물론 나는 아직까지도 세 무대를 동시에 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표적으로 내가 서고싶은 무대는 어디인가 스스로 정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뜻인 것 같다.


내가했던 고민들은 지엽적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편곡때문에 스트레스받아 음대를 들어가야하나. 피아노 배우고, 드럼 배우고, 베이스 배우고... 언제까지 얼마나 배워야 하나 막막했는데 다 필요없고 헬스장 다니듯이 매일하는 게 답이래여...홍보도 별 다를게 없이, 요즘은 공연장에서 알려지면서 유명해지는 시대도 아니고, 돈을 많이 들여서 홍보하는 것보다 오히려 아무렇게나 찍어 올린 유튜브가 더 효과있다고. 사람들에게 객관적으로 내 현상황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과제들을 받으니 막연한 걱정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네 분 각자 경험이 달라, 어떤 사안에 대해 의견이 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프로듀서 A님은 나에게 포크 뮤지션이라 가정한 의견을 주셨고, 프로듀서 B님은 통기타 베이스 음악에만 한정짓지 않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네 분의 의견도 내가 전부 그대로 흡수하기 보단 나에게 맞게 참고하면 될 것 같다. 다양한 시선으로 들으니 그 의견들이 좀 더 균형있게 받아들여진다.


나는 동네맛집이 되고 싶은 사장님. 멘토들은 백종원과도 비슷한 관계같다. 멘토들은 나에게 '~가 어울려요. ~를 해야해요'라고 이야기 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음악을 하고싶은지, 어디서 활동하고 싶은지 계속 질문을 했다. 드러내고 싶은 매력, 스토리,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 그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한다. 멘토들은 전략을 세울 때 의견이나 해결방안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하고싶은지 좀 더 솔직해져야 하고,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야한다. 그리고 그에 맞게 용기를 내야한다. 내 장점을 믿고, 내 매력을 믿고, 내 식대로 음악을 할 자신감을 충전받고 돌아왔다.


매일 해야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내일부터 작곡헬스장 등록한다.. 후후..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사랑할만한 사람은 누구나 나를 사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