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쉬어가는 타임 아니었나 싶게 친구들이 참 열심히 산다. 사이드 잡을 시작한 친구도 있고, 공간을 새로 낸 친구도 있고, 음원을 낸 친구도 있다. 나도 놀기만을 목적으로 친구들과 만나기보다는 함께 할 일을 도모하기 위해 만나고 싶다. 지금은 다들 이렇게 일에 집중하는 시기인가보다.
최근 운동이랑 공부가 일상의 70%를 차지한다. 매일 작은 도전을 하는 기분이라 시작하기가 어렵지, 저축하듯 야금야금 나아지는 걸 보면 아주 흐뭇하다. 미디를 사용한 오케스트레이션과 리듬시퀀싱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오케스트레이션은 실제 적용할 수 있을거라 기대하기보단 교양삼아 배우기 시작했는데 재미가 쏠쏠하다.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단어조차 몰랐는데 두 달간 현악기 특성, 플러그인, 모듈레이션 등 베일에 쌓여있던 개념들을 익혔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숙제를 받으면 8시간에서 10시간 까지 걸린다. 미디 노트 찍는 손이 느리기도 하고, 화성감이 느껴지도록 악기를 배열하는 것도 아직 익숙하지 않다. 이번 주엔 가요 현악 4중주 편곡을 했다. 가요에서 화려함을 담당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은 뭔가 엄청난 내공이 있어야만 할 수 있을 것 같아 두 달만에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른 곡의 배치나 멜로디 라인을 따라한다는 느낌으로 하다보니 되긴 되더라. 이 이상 잘할 수 없다 싶을 때까지해갔더니 선생님도 피드백을 정성껏 해주셨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너무 신나서 머리 속으로는 수업이 끝난 후에도 스터디를 알아볼까 마음이 부풀었다. 수업에서는 발라드 음악 위주로 연습하는데, 내 음악에 적용하면 또 색다른 사운드가 나올 것 같다.
공부할수록 앞으로 하고싶은 공부도 많아진다. 믹스도 배우고 싶고, 보컬 디렉팅도 배우고 싶고, 베이스 연주도 배우고 싶고. 배울 게 많아서 좋다. 앞으로 계속 나아질 거라는 뜻이니까. 넓은 바다를 씩씩하게 횡단하는 기분이다. 가보자 먼 곳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