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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아 Jul 20. 2016

성장하는 사람들 이야기 (2)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


"결국 우리는 성장통을 겪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U님을 보고있으면 콘트라스트가 얕은 흑백사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달 전 처음으로 만났을 때 조심스레 자신이 가진 주관을 보여주었던 그 대화를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여전히 조곤조곤 늘어놓는 아름다운 말들에 듣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짝이는 확신이 차오르고있는 덕분이다.


사회생활을 하며 내 속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건 무척 어렵다는걸 알게 되었다. 내 약점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건 불가능에 가깝단것도. 남들 다 아는걸 이제야 깨닫다니 운이 참 좋았나보다. 예의상 조금 외롭고 슬퍼하는 척 했지만 사실은 믿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런 사람들을 찾아낼거란걸.


그리고 그 간절한 바람이 나에게 천사들을 데려다 주었다. 이유없이 배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 할미 손은 약손, 하며 쓰다듬어주는 온기. 또 이유없이 머리가 아플 때 짚어주는 누군가의 손길.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비밀스레 그러나 솔직하게 고백했을 때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의미가 되어줄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에 대한 꿈을 꾸고 있고 그 꿈은 조금씩 실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와서 말하지만 너무 긴장해서 점심도 안 넘어갔던 첫 모임. 깜짝손님이 방문해서 다행스러웠다.



귀한 시간을 내어 만나게 된 첫번째 모임 (2016년 07월 10일 일요일 오후 1-3시). 주제로 선택한 것은 개인의 성향에 따른 소셜 커뮤니케이션 방법과 대인유연성이었다. 어쩔 수 없이 어울려 지내야 하는데, 또는 무척 친해지고 싶은데 도저히 나와 맞지 않는다고 여겨지는 사람. 그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아두는건 무엇보다도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저 사람은 너무 공격적이야. (그런데 딱히 나를 싫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저 사람은 너무 차가워. (그런데 의외로 부탁은 쿨하게 들어준다.)

저 사람은 쓸데없는 개인사를 너무 많이 말해. (그런데 어쩐지 자꾸 삐치는 것 같다.)

저 사람은 왜 저럴까?


대인관계에서 대부분의 고민은 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일어난다. 타고난 성향으로 인해 표현의 방법이 달라진다는 단순한 사실만 알아두어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건지 알게 되면 더이상 두렵거나 밉지 않다. 그렇게 곁을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둘 늘어가고. 우리의 세계도 조금씩 넓어져간다.


무엇보다도 모임의 구성원들간에 이런 사소한 문제로 인한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 경험을 통해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들이 명확한 지식이 될 때의 기쁨. 다음 한주간 주변 사람들에게 시도해보고 그들을 감싸줄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하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들. 직관에서 인지로, 인지에서 실천으로 넘어온 것들은 이제 정말로 자신의 능력이 될 것이다.



첫 모임이 잘 진행된건 일찍와서 도와준 L님 덕분이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한 두번째 모임 (2016년 07월 17일 일요일 오후 1-3시). 나의 핵심가치를 찾아보고 모임의 메인 테마인 전인격적 성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밤하늘 별처럼 많은 가치들 중에서 나의 기준으로 고른 핵심가치는 어둠 속에서 길을 알려주는 나만의 별자리가 된다. 100여가지의 가치를 함께 살펴보았지만 신기하게도 각자가 고른 가치들은 모두 달랐다. 그것을 토대로 세운 내 인생의 목적과 방향성도 저마다의 개성이 넘쳤다.


'전인격적 성장 워크시트'를 작성해보니 그러한 개성이 더욱 뚜렷이 드러났다. 전인격적 성장은 오래전부터 사용되었던 용어지만 나의 경우에는 업(業), 자기계발, 대인관계의 세 축을 골고루 발달시키는 과정으로 재정의해보았다. 매주 스스로를 점검하기위해 개발한 워크시트를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권하는건 조금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이 과정이 나를 전인격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확신을 믿고 모두들 같이해주어 무척 감사했다.



진지한척 30분 하고 3시간동안 웃고떠들다 갔다는게 함정.



잠깐 타인과 자기를 비교하면서 흔들리기도 했지만 미리 정해두었던 자기만의 핵심가치 덕분에 중심을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고유한 목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세부 실천과제를 세우는 것. 숨쉬듯 자연스럽게 이 과정을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몸에 익히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제 시작이므로 각자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며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으로 충분했다.


단 한가지, 사람에 대한 애정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같은 바람. 이 무더운 여름날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원동력이란 생각이 든다.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일주일을 시작할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천천히 쉬엄쉬엄.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본다.



멀리 가려면 먹고 가라.






아기가 태어났을 때 삼칠일동안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조심 또 조심하는건 처음이라는게 그만큼 연약하고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임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나서 공개해야 하는건지 아직도 망설여진다. 그 순간의 행복은 굳이 글로 남기지 않아도 함께했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적혀있을테니깐. 감사함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으로 남겨두지만 쓰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많은 것 같다.


하고싶은건 일단 한다. 생각하는 즉시 한다. 일단 하면서 만들어간다. 그런 얼토당토않은 나의 라이프스타일은 때로 이렇게 예상치도 못했던 아름다운 선물을 가져다준다. 혼자서는 도저히 하기 힘든 일을 벌여놓으면 천사처럼 누군가 나타나 도와주는건 어떻게 갚아야 하는 일일까.


프리젠테이션 자료는 이렇게 하는 편이 좋겠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다음 모임은 이렇게 진행하는게 낫겠다, 등등의 솔직한 피드백. 프린터를 할 곳이 없어 쩔쩔 매고 있을 때나 진행이 미숙할 때 말하지 않아도 먼저 나서주는 도움. 무엇보다도 자신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려는 따뜻함. 그런 마음들에 나도 부담감과 책임감을 조금은 내려놓고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간다.


그렇게 각자가, 또 전체가 성장해가는 기적을 본다.





본 매거진에서 소개하는 모임은 '노아 Know-我'란 이름을 가지고 있어요. 나만의 길을 찾고 걸어나가는 자아찾기 모임이지요. 2016년 초 꽃향기 가득한 강남의 한 카페에서 독서모임의 형태로 시작되어 현재는 월 2~3회 서울 곳곳으로 떠나는 테마여행모임이 되었습니다.


본 글은 중간진화과정인 '거북이성장클럽'의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전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일주일의 생활을 계획해보는 활동을 했어요. 하지만 혼자 해결하기 힘든 일들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 또는 책을 소개해 주거나 다양한 강연과 모임에 참석하며 함께 풀어나가기도 했었구요.


한 분 한 분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그대로 공감 받고, 서로서로 격려할 수 있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시도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더 즐겁고 알찬 모임으로 계속 진화해나갈거에요. 자연스럽게.


함께하실 분들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문의사항 또는 참가신청은 저의 페이스북메세지로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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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16. 럭큐레이터. 1일 1책 1글을 행하며 나를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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