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vs 잘 할 수 있는 일
진로 선택과 관련하여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는 지, 아니면 "잘 할 수 있는 일"을 야 하는 지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 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에서도 같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만족하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 스스로 훌륭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 열정적인 연설에 열광했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워렌 버핏도, 마크 주커버그도 그리고 안철수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고 싶은 일"을 진로로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비젼을 찾고, 열정을 따르라"는 이야기는 평생에 걸쳐 위대함을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이지 지금 이 순간 커리어를 선택해야 하는 우리를 위한 조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잘 할 수 있는 일"을 진로로 선택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언도 직업이라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앞둔 이에게 하는 조언으로는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 선택의 과정은 다분히 전략적인 사고와 계획 그리고 실행을 포함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직업의 선택 후 생기는 후회를 줄일 수 있고, 진정으로 내가 성장하고 성취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직업 선택 전략은 다른 기회에 논의하기로 하고, 이 번 글에서는 "하고 싶은 일" 또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의 문제점을 몇 가지 이야기하겠습니다.
특히, "하고 싶은 일"을 진로로 선택하는 분들이 흔히 겪는 착각과 오류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겠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진로로 선택하시려면 그 전에 많은 전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또 그 선택의 과정에는 많은 인지적 오류와 착각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논의의 편의를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세 가지로 구분해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첫째는 비젼을 이루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이하 "비젼을 위한 일"), 두번째는 하면 즐거운 일(이하 "즐거운 일"), 세번째는 단순히 관심이 가는 일(이하 "관심이 가는 일")입니다.
"비젼을 위한 일"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하고 싶은 일"과는 조금 다릅니다. 그것은 단순히 좋아하고 관심있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일은 나의 삶의 비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어떠한 경우에도 내가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일이고, 그래서 그 일 이외에 다른 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런 일입니다. 자신의 삶 속에 특별한 경험이나 동기 등이 뇌 속에 강력하게 흔적을 남겨서 그 일 말고 다른 모든 일은 귀찮고 관심이 없어지는 일입니다. 부모님과의 안부 연락,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 이성 친구의 유혹 등의 행복한 감정은 물론, 외로움과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까지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느껴지는 그러한 일입니다. "비젼을 위한 일"이 있다면 그 일을 선택해도 됩니다. 그런 일이라면 앞으로 닥칠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고, 남들보다 몇 배는 더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닥칠 수많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 자체가 삶의 강력한 동기가 되는 것이죠. 무엇보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천재들이 가슴 속 열정을 믿고 따라가라고 할 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끝까지 밀고 나가라고 얘기할 때, 그 때 그 분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일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워렌버핏, 안철수님 같은 분이 얘기했던 바로 그 일입니다.
이 분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제가 보기엔 우선 무슨 일을 했어도 성공했을 분들입니다. 날카로운 통찰과 지성, 열정과 노력 등 어떤 분야에서 든지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춘 분들입니다. 지금 여기 저와 여러분 대부분과는 다른 사람들이죠. 이 분들의 이야기를 곧이 곧 대로 듣지는 말아야 할 이유입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이러한 강력한 삶의 비젼을 갖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우선 그 일이 "비젼을 위한 일"이 맞는지 고민해 보십시오. 대부분은 아닐 겁니다. 그 일이 "비젼을 위한 일"이 아니라고 해도 당장 그것을 진로 선택에서 제외하실 필요는 없지만, 이제는 보다 진지하고 냉정하게 그 일을 진로로 선택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그 일을 내가 하고 싶다고 판단하고 나의 진로로 선택하는 의사결정 과정에는 많은 오류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일"은 그 일을 할 때 내 자신이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누군가는 노래를 할 때 즐거울 수도 있고, 글을 쓸 때 즐거울 수도 있고, 컴퓨터 게임을 할 때 즐거울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양해서 획일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누구나 즐거운 일은 한 가지씩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흔히 "비젼을 위한 일"과 "즐거운 일"을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즐거운 일"은 "비젼을 위한 일"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그것이 "비젼을 위한 일"이 분명하다면 직업으로 선택해도 괜찮겠지만, 냉철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나의 재능, 앞으로 내가 해야할 노력 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순간 그 일은 더 이상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누구나 "즐거운 일"을 직업으로 하고 싶어합니다. 그 얘기는 직업 시장에서 잠재적 공급자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쟁이 심하고 전반적인 보상이 낮은 시장입니다. 음악, 문화예술 등의 업계는 소득 분포의 불균형이 매우 심한 분야입니다. 몇몇의 스타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즐거운 일"은 그냥 취미로 즐기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입니다.
"관심 가는 일"은 다양한 정보들을 통해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장래 나의 진로로 선택하고 싶은 일입니다. 이 일을 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미래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고, 적당한 금전적 대가와 사회적 인정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일입니다. 내 삶의 의미나 가치와는 무관하다는 의미에서 "비젼을 위한 일"과는 다릅니다.
"관심 가는 일"을 진로로 선택할 때 발생하는 최대의 위험은 나에게 "관심 가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도 "관심 가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특정한 일자리에 대한 시장의 공급은 대체로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수요는 매우 크게 늘어나서, 경쟁이 격렬해지고 지금 그 일자리가 주는 보상과 희소성이 떨어지게 될 위험이 큽니다.
직업의 세계에도 유행이 존재합니다. 맹목적으로 그러한 유행을 따라가게 되면, 그 직업을 선택할 때는 존재하지 않았던 경쟁과 기대보다 낮아진 보상에 당황하게 될 수 있습니다. 20년 전 고소득 직업 중에는 회계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회계사 직군의 평균적인 보상은 대기업 사원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변호사도 지속적으로 보상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10년 전까지 금융공학 전문가는 석사 학위만으로도 고액 연봉으로 원하는 어느 금융기관에든 취업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금융공학 분야는 박사 학위를 취득해도 일반 은행원과 큰 차이 없는 급여로 취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IMF 직후 10여년 간은 경영컨설턴트의 전성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강도높은 업무에 높지 않은 보상으로 사명감과 일 자체의 즐거움이 없으면 버티기 어려운 직업이 되었습니다. 지난 20년 간 이외에도 외환딜러,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 그러한 부침을 심하게 겪었습니다. 초창기에 시장에 진입한 분들은 많은 보수와 사회적 지위를 얻으셨지만 늦게 시장에 진입한 분들은 낮아진 보수, 치열한 경쟁과 정체되는 승진 등으로 생각했던 것만큼 직업 만족도가 높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내가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스로부터 얻은 정보에만 의존하여 관심이 가게 된 일을 바로 직업으로 선택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선택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게 됐고, 그 때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민을 했더라도,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나의 직업으로 선택하는 의사결정 과정 자체에 많은 착각과 오류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 첫 번째 오류 가능성: 내가 변한다.
"즐거운 일", "관심이 가는 일"에 대해 내가 느끼는 즐거움과 호감은 어느 정도나 지속될까요? 지난 몇 년 간 내가 내린 선택, 특히 직업과 미래에 대해서 내가 내린 선택은 살펴보기 바랍니다. 많은 경우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거나, 새로운 관심거리가 생기게 되면 계속해서 변했을 겁니다. 지금 내가 즐거워하는 것, 관심이 가는 것도 앞으로 변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해서는 안됩니다. 불행히도 인생의 비젼도 변합니다. 앞에서 얘기했던 정도의 강한 비젼도 많이 변합니다. 단순히 "즐거운 일"이나 "관심이 가는 일"에 대한 나의 관심과 호감은 더 자주 변할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은 대부분 변합니다. 그냥 변하기도 하고 성장해가면서 변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상황이 변해서 변하기도 합니다.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최선으로 보이는 나의 선택이 머지 않은 시간에 최악의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두 번째 오류 가능성: 정서 예측 오류
사람들은 흔히 정서 예측 오류를 범합니다. 정서예측이란 미래에 자신에게 발생할 어떠한 일에 대해 그 일을 겪은 이후의 자신의 감정, 즉 행복이나 불행의 정도를 예측하는 것을 말합니다. 고등학교 때 우리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면 하면 너무나 행복할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불행할 것 같고요. 그것이 바로 정서예측입니다. 그런데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서 그렇게 행복했나요? 아니면 그렇지 못해서 많이 불행했나요?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행복과 불행은 오래 가지 않습니다. 우리의 뇌는 진화의 과정 속에서 행복을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도록 진화했고, 불행도 빨리 잊을 수 있도록 진화했습니다. 무언가 행복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 일에 지속적으로 행복을 느낀다면 우리는 더 이상 그 행위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고 이는 생존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불행의 경우에도 이를 빨리 잊고 털어낼 수 없다면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인 면역체계를 갖도록 뇌는 진화했습니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을 때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막상 이뤄내고 봤더니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의 내 감정을 예측하고 지금 하는 나의 선택은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3) 세 번째 오류 가능성: 뇌의 자기합리화(확증편향)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고 선택을 하고 나면, 뇌는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내 자신을 조작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뇌의 기본적이고 자연스러운 작동 방식입니다. 뇌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취사선택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모든 의사결정의 순간에 항상 발생할 수 있습니다. A안과 B안을 놓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때, 어떠한 이유로 한 가지 안을 선택하게 되면 대개 그 이후에는 자신의 선택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중요하게 생각하고 반대의 증거는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A안과 B안 사이의 선택처럼 장점과 단점을 명확히 나눌 수 있는, 상대적으로 객관적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확증편향은 흔하게 발생합니다. 그런데 나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결정할 때처럼 주관적인 상황에서는 확증편향은 더욱 심하게 생겨나게 됩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늘 이것을 경험합니다. 나의 의견과 일치하는 증거에는 역시 그렇지 하면서도 나의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는 나의 모습 말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선택은 얼핏 매우 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특정한 나의 진로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너무나 자연스러운 설명이어서, 이런 경우 뇌는 자기합리화를 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해질 수 있습니다.
4) 네 번째 오류 가능성: 승자의 오류
또 하나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때에는 승자의 오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공한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선택하고 싶어 질 겁니다.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 사람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업 분야에는 성공해서 살아남은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실패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승자의 오류는 승자만이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승자만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그 뒤에 존재하는 더욱 많은 실패 사례를 고려하지 않아서 생기는 오류입니다.
이러한 오류는 즐거운 일을 선택할 때 발생하기 쉽습니다. 성공한 가수와 배우, 스포츠선수들을 보십시오. 대부분 우리 눈에는 성공한 분들만 보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분야보다도 이러한 분야는 실패한 분들이 많은 분야입니다.
도전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오류에 빠져서 쉽게 결정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시간이 지나 오류를 깨달았을 때 돌이키기가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진로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많은 오류의 가능성을 고려해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 나가면서, 거기에 경험을 더 해가며, 업무 범위와 사고의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커리어 관리가 될 것입니다.
예술이나 창작, 연구의 영역을 제외하고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심지어 공적 업무의 세계에서도 일을 하는 방법, 원칙들은 동일합니다. 맡은 분야에 따라서 그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기술과 스킬 등이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그 특별한 기술은 업무에 필요한 전체 역량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는 중요성이 그렇게 까지 크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요구하는 역량 들은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스킬, 팀웍, 지적 역량, 문제해결능력, 책임감, 도덕성 등이 우선이고 특정 직무에 필요한 전문지식은 그 다음입니다. 역량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전문지식의 비중은 30%를 결코 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보아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어떤 일이 특별히 하고 싶다는 것은 생각보다 의미가 크지 않습니다. 많이 잡아도 30%의 영향만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잘할 수 있는 일"을 진로로 선택하게 되면, 특히 잘할 수 있는 일만을 고집하게 되면 자신의 성장에 제한이 될 수 있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커리어 관리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중요한 역량들은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던지 필요한 역량들입니다. 하지만 담당 업무에 따라서 특정 역량을 더 기를 수도 있고, 특정 역량은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잘 할 수 있는 일"을 고집하다 보면 성장의 기회가 차단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그것을 진로로 선택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의 장, 단점에 대해 논의를 해보았습니다. 서두에서 얘기했듯이 저는 이러한 프레임 자체가 진로 선택의 관점에서 많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자세히 논의한 이유는 바로 그 한계점을 지적하기 위함입니다.
직업의 선택은 다분히 전략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이어야 합니다. 자신이 가진 역량의 강점과 약점을 먼저 파악하고, 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군의 성장 가능성, 수요와 공급 등에 대해 철저히 분석한 후, 내가 가장 성공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직업군은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한 뒤에, 또 개별기업의 기업문화 등이 나와 잘 맞을지에 대해서도 신중히 고민해 본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그 구체적인 선택의 과정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