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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14. 2022

루씰에게 생긴 일





나이 육십에 이혼했다

합의 이혼이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남자는 재산의 일부라도 떼어줄 의향이 없었으므로 이혼을 거부해 왔다


세상이 좋아져 여자에게도 재산의 일부인 이혼 합의금의 권리가 주어졌다

남자는 모든 재산을 독차지하고 혼자 쓰길 원했다

그래서 그간 이혼이 성사되지 못했다


남자는 수없이 끊임없는 외도를 일삼으며 살았다

어린아이들 때문에 헤어질 엄두를 못 냈고

그냥 남의 남자려니 내놓고 살았다


아이들이 성년이 되자

결국 악다구니를 치고 난리를 쳐서 이혼 절차를 진행시켰다

아이들도 이제 그만 내 인생을 살라고 권유하고 당부했다

그렇게 해서 남은 평생은 그럭저럭 먹고 살만한 돈을 쟁취했다


아이들이 다 제금 나서 살 나이가 돼서야 나는 비로소 홀로 될 수 있었다

그동안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려 두 번의 암투병을 거쳐며

지금의 나로 살고 있다


나는 산속에 산다

계곡물이 흐르고 머루 다래가 지천인 깊은 산중에 터를 잡았다

들꽃을 키우고 작은 텃밭에 농작물도 키우고

산속에 각종 나물들을 뜯고 걷어와 먹고 산다

고라니와 멧돼지와 각종 산 짐승들과 더불어 산다


자연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

건강을 되찾았다

나는 결국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가끔은 엿 애인들이 찾아와 며칠씩 놀다 가기도 한다

행복하고 좋다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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