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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23. 2022

忘     月





내겐 기억이 사라졌습니다

뇌세포가 무너졌기 때문이죠

어떤 땐 내가 누구인 줄 몰라 당황하죠

아주 낯선 거리에 서 있을 때도 있습니다

친구들은 나의 술잔에 술을 자꾸 따라 줍니다

잊으라고, 잊어버리라고


정처 없이 걷습니다

길이 끝이 없어 겁이 나지요

나를 아주 까맣게 잊어버릴까 봐 두렵습니다

길이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름표를 답니다


기억은 추억일 뿐입니다

그래서 결국

텅 빈 하늘처럼 잊혀지는 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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