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24. 2022

외 줄  타 기





펄펄 끓는 폭염

사막 한가운데 있어도 외롭지 않던 '나짱'


그때는 무모했어요

장비도 없이 암벽을 타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곡예였어요

작두날 같은 능선은 마치 외줄 같았어요


손잡고 걸어갔죠

그때는 몰랐어요

자동차 뒤축에 의지해 간신히 죽음을 면했을 때도

벼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죠


살아서 저 먼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지금에야 알아요

그날 죽음의 곡예를 하던 벼랑 끝이

내겐 천국이었다는 것을


벚꽃 필 즈음

충주호를 따라문경새재를 넘습니다

왠지 그곳에

날 반기는 누군가가 있을 것 같아서

그 벼랑 길을 다시 찾아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忘     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