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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14. 2022

이상한 나라, 엄마는 외도 중이다




엄마가 두 집 살림한 지는

10여 년이 넘었다

매일 아침 8시에 외출하면

밤 9시쯤 귀가했다

국경일, 주말에도 빠짐없이 나갔다

시장 활동이 정지된 명절에도 종일 외출했다가 돌아왔다


아빠가 이혼을 요청해도 엄마는 요지부동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엄마는 살림은 뒷전이고 평생 동안 직장 생활을 했다

업무 특성상 삼일에 한 번은 야간 근무라 집에 귀가하지 않았다


살림은 아빠가 도맡아서 했다

어린 우리 형제의 옷가지 챙기는 것부터 밥, 반찬, 세탁까지

아빠가 엄마 노릇까지 해야만 모든 살림살이가 돌아갔다

엄마는 남의 집 사람 같았다

잠만 자고 늘 어디론가 나갔다


어느 집  살림살이를 하는 걸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폭풍우가 몰아쳐도 어디론가 외출했다


우리 형제는 아빠의 보살핌으로 어느새 어른이 되어

애를 기르며 가정을 이루며 산다


그런데

엄마는 아직도 외출 중이고

아빠는 주방에서 열무김치를 담고 있다

그렇게 눈 감고 귀머거리로 살아간다


엄마는 외계인 일까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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