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살 의 시 간

by 시인 화가 김낙필





창문을 여니

아파트 뒤뜰에서 상처 냄새들이 진동한다

함께 제초기 칼날 소리가 맹수처럼 울부짖는다


풀잎들이 산발하듯 베어져 나가고 풀 피 냄새가 진동한다

키를 낮추는 학살의 현장이다


한켠으로 풀의 머리들이 수북이 쌓였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학살 사람의 수가 천백만이었고

아우 슈 피츄에서는 이 천명이 가스실에서 죽었다

학살은 마치 풀잎처럼 누웠다


오늘 저 풀잎들의 상처 냄새에서

왜 나치의 학살 냄새가 나는 걸까

아무 상관도 없는 풀잎 베는 날에

지나친 상상이 도를 넘는다


수백만의 풀잎 모가지

풀잎 냄새가 가스실 냄새와 닮은 듯해서


조용히 창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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