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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28. 2022

노     을






저 붉은 바다 위에 던져진 조각배 하나

내가 너라면 노을에 빠져 죽어도 좋아

바람도 없고 소리도 없고 그저 적막강산인 날

사는 동안 널 잊고 살아 주마

하던 맹서도 부질없다

멈춘 세상엔 노을만 가득하니


물 비늘도 붉구나

바다도 붉구나

네 눈물도 붉구나

다 붉어서 울어버릴 노을이여

배 하나 달랑 띄우고 세상이 다 잠들어서 적막한

먼바다를 바라본다


오랫동안 사랑해서 미안한

너에게 안부를 묻는다

너도 저 노을이 보이느뇨

기억하지 말아 다오

그렇게 한 세월이 지나가서

두려울 것도 없는 나이에야

비로소 불러보는 이름이여


안녕, 내 사랑

이렇게 노을이 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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