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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06. 2022

술 마시는 여자




내 안에
나를 잠재우기 위해서
나를 마신다
사념(私念)을 마취시키고
온갖 잡념을 때려잡는다
감각이 취하면
간뎅이도 서서히 부어오른다
세상일이 별 볼 일 없어지고
무서울 것도
걱정될 일도 하나 없다
다 하찮은 것들..
잡 것들 일뿐..

세속(世俗)
이해 못 할 일이 어디 있으며
용서 못할 죄가 어디 있으랴  
가슴속 통증도 눈 녹듯 사라진다
마시자
그리고 취해야지
잘난 세상을 위하여
너의 그 잘난 작업을 위해서
그런 너를 또 용서하기 위해서
그런 나를 다시 사랑하기 위해서
애증도 번뇌도
다 털어버리고 홀라당 벗어보자

나는 술 마시는 여자다
담배도 피운다
다행히 필로폰이나 헤로인은 안 한다

"박카스"
위대한 너를 숭배하며
달팽이처럼
느리게 아주 느리게 마셔주마

필름 끊길 때까지..
<rewrite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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