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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15. 2022

완벽한 이혼





한집에 산지 십 년이 됐다

한집에서 따로 산지도 이십 년이 됐다

소 닭 보듯, 개 소 보듯 하며 산지도 이십 년이 됐다

완벽한 졸혼이다


철저하게 안 맞는다는 것은

취미도 사상도 성격도  모든 생활 방식도 반대일 경우다

그렇게 수 십 년을 싸웠다

그래서 쟁취한 자유는 완벽한 별거에서 겨우 얻을 수 있었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회복이 불가하다

그럭저럭 아이들 키우며 각자 자기 일을 하며 살았다

각개전투

쇼윈도 부부

무늬만 부부라는 이름으로


협의 이혼은 한쪽의 끈질긴 반대로 끝내 이루어내질 못했다

법적 담판만 남았었다

그렇게 무수한 세월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


어느 날 결국 한쪽이 절명했다

완벽한 이혼을 이룬 好喪이다

지긋지긋했던 惡緣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질긴 인연

피아 구분 없는 치열한 전투 속 불멸의 戰士 하나가 戰死했다

비로소 완벽한 이혼이 이루어졌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장미처럼 붉은 상처 꽃 문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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