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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3. 2022

등     대





미안해ᆢ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줄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잘잘못 구태어 따지지 않고 그냥 미안해 한마디 해줄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다들 나보다 잘나고 똑똑해서 한 번도 미안한 적이 없는 사람들과 휩쓸려 살았다


나는 누구에게 늘 미안해본 적이 있는가

안 그랬는 것  같다

나도 내가 제일 옳다고 늘 생각하고 살았을 거다

도낀 개낀, 오십 보 백 보다


이제 늘 너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하며 살겠다

내게도 미안하다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 따듯하고 온화한 말을 건네며 살고 싶다

내게 미안하고, 네게 미안해서 늘 안타깝고 안쓰러운 사람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노을이 진다

저녁노을은 늘 안쓰럽다

곧 어둠이 내릴 테니까

하루의 너에게도 왠지 미안하다

미안한지도 모른 채 살아온 모두에게도 다 미안하다


밤바다를 홀로 지키는 등대에게도 미안하다


미안해ᆢ하고 말해줄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미안해하며 손잡아 줄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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