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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23. 2022

Moonfall





인류는 무능했다

문명도 별 볼일 없었다


지구별이 우주에서 한 순간에 사라 진다

달이 궤도를 이탈해 지구를 향해 돌진해 온다

충돌하면 한순간에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속의 먼지가 되고 만다

남은 시간은 삼 일이다

사재기도 필요 없고 방공호도 필요 없다


사람들은 묵묵히 한 끼의 식사를 예식처럼 치르고 있다

TV에서는 연일 매시간마다 달의 접근을 보도하고 있다

사람들은 말이 없다

속수무책 다가오는 지구별의 괴멸을 기다릴 뿐


문폴ᆢ

지구별의 운명

인간의 종말이 다가온다

수세기 동안 수많은 종말론이 대두됐었다

그러나 다행히 비껴가며 살아났다

두 행성 충돌에 의한 폭발은 우주의 공간을 재편할 것이다


마지막 먹고 싶은 김치볶음밥을 만든다

참기름도 듬뿍 넣고 김가루도 듬뿍 뿌린다

달걀 프라이도 튀겨 얹는다


식구들은 말없이 식탁에 둘러앉아 김치볶음밥에 부추 계란국을 먹는다

식탁이 고요하다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린다

절멸ᆢ

밖은 정적이 끊긴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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