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Aug 01. 2022

물 의   감 옥





그댄 바다 어딘가 고도에 있고

나는 땅 위 감옥에 홀로 갇혀 있다


늘 생의 전선에는 마른풀들이 자라

호로록 타 버려도 좋을 가뭄 같은 이승에

숨죽여 우는 우레 같은 빗소리가 들린다


평생 물질하는 어부의 잠 못 드는 밤

해류에 흔들리는 그물망을 잡고 달 아래 떠 있다

돛을 접고 물길을 업으면 도솔천으로 가는지

검은 바다는 저승을 닮았다


달빛 좇아간다

상현달이 쪽배 닮아

그윽하고 깊은 바다

철벙거리는 은어떼들이

밤바다 그림자를 드리우고

철썩 뱃전을 때리는

굳은살 배기는 소리


동이 튼다

밤 꿈 베이는 소리에

어둠이 갈라지고

어부가 밭은기침 내뱉고

먼바다 숨 쉬는 소리에

그대 섬에 다다랐는가


나의 감옥은

차마 기상나팔도 없이

어부의 쪽배에 철그럭 수갑을 채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   년 쯤 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