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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ug 05. 2022

헤 어 질   결 심



헤어지지 않고 살 수는 없다

수천번 헤어져도 모자라는 이별을 안고 살았으므로

썰물처럼 밀려갔다가

밀물로 다시 돌아오는 해류처럼

수만 번을 헤어지는 오롯한 결심을 오늘 또다시 한다


헤어지고 싶다

수없이 되뇌이는 허망한 결심이

비수가 되고 칼날이 되어 돌아올 줄을 감히 누가 알았겠는가

인연은 그렇게 질기고 비린 것이다

결심은 똥이 되고 둥둥 떠서 저 먼 해안을 돌아 어디론가 가겠지


이쯤에서 돌아서자

다짐을 가슴에 품고 벼랑에 선다

비로소 보이는 멀고 먼 나라

너는 왜 내 옷자락을 한 번도 붙잡지 않는지 마냥 서운했다

그렇게 떠날 결심을 하고 돌아서는 날

뜬금없는 눈물은 왜 북받치는지 모르겠다


너의 불량한 모습이

자꾸 맘에 걸린다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을까

헤어질 결심을 한 후

다시 또 결심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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