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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ug 04. 2022

어 떤   避 暑





도서관에는

더위를 피해 오신 피서객들로 만원이다

김승옥의 대표中短編選선을 골라 들고 빈 좌석을 이리저리 찾는다

물론 만석이라 엉덩이 붙일 자리가 있을 리 만무하다

어렵사리 서고 속 구석탱이에 앉은뱅이 의자를 발견하고 가져온 짐을 풀고 앉았다

짐이란 물병 하나, 햇볕가리개 양산, 색안경, 중절모가 다다

도서관만큼 에어컨이 빵빵한 데는 없으므로 이 삼복더위에 피서처로 책도 읽고 시간을 보내는 데는 더할 나위가 없다

조용한 적막 속에 송풍기 소리만 고요하다


며칠간 비가 오다 개고 또 비가 오고 개고를 반복하는 중이다

습도가 구십을 넘으니 찜통더위로 심신이 지치고 피로하다

종일 울어대는 매미의 구애 소리도 소음이다

참고 견디면서 입추를 기다린다


여름휴가가 절정이다

사람들은 이 더위에도 휴가는 가야 한다

제주도로 강원도로 피서를 떠나지만 피서가 만만치 않다

고물가에 바가지요금에 진통을 겪는다

그래도 가야 하는 게 여름휴가다

나는 일찌감치 휴가 겸 섬으로 벽화 그리러 다녀왔다


두어 시간 도서관 찬 공기를 즐기다 천변으로 내려왔다

그동안 내린 비로 물이 불어나 천변 수위가 꽉 찼다

세차게 흘러가는 물줄기  따라 왕복 두 시간을 걸었다

더웠지만 시원했다

이렇게 오늘 피서도 끝났다


다시 내일 폭염에 또 다른 대책을 고민해야지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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