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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Aug 29. 2022

날      것





화장품 냄새도 안 나고

향수 냄새도 없고

담배 냄새도 없고

린스 냄새도 안나는

무색무취

태초의 풋풋한 날것 냄새가 좋다


눈썹 문신하고

안검하수 하고

이마에 부챗살 넣고

팔자 주름 당기고

보톡스 맞는 변신의 귀재 말고

본래의 날 것 같은 모습이 좋다


세월에 주름진 모습이 그립다

늙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훈장이다

생의 문신과도 같은 상처들이 운집한 구릉 같은 주름살

경이롭지 않은가


육순 칠순이 지나도 팽팽한 육체는 자랑이 아니고 수치스러운 것이다

나이도 없고

세월도 없고

가면을 쓰는 일

죽을 때쯤 철들이 들려나보다


사랑이란 말을 입에 담기 어려운 나이에는

익은 것보다 날 것일 때가 아름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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