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의 연주

by 시인 화가 김낙필



새벽 이른 잠에서 깨어

천장을 물끄러미 쳐다보는데

창밖 뽕나무 이파리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좋다


타닥 탁 타다닥

하염없이 두드리는 난타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이고

비의 연주 소리를 듣는다

가을비는 처량하지만

고요함이 묻어 있어서 좋다


창문을 살짝 여니

비릿한 청량함이 고급 향수처럼

침대맡으로 스며든다

비의 냄새는 늘 비리지만

디젤 기름 타는 듯한 세상의 냄새와는

급(級)이 다르다


타닥 탁 타다닥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물방울이 터지는 소리가

마음을 온화하게 다스린다

곱지는 않지만 평화로운 소리

뽕나무 이파리는 방금 세수한

말끔한 빛이 난다


오늘 아침만 같아라

편한 세상의 아침

좋은 음악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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