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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Sep 03. 2022

늦 은   꽃 물





구십사 歲

생자 노시인이 봉숭아 물을 들이고 싶다 하니

육십 歲 제자가 화단에서 봉숭아 꽃잎을 딴다


옛날 옛적 누님이 꽁꽁 싸매 주던 꽃물이 그리워

어린애로 돌아가는 중이다


수술할 일정이 있으면

수술 전에는 봉숭아 꽃물을 들이면 안 된다는데

그 연유는 잘 모르겠다


여하튼

노시인이나 그의 제자나

동심으로 돌아가서

옛날 옛적 동구 밖 나들이를 하는 것 같다


봉숭아 꽃물이 부디 예쁘게

잘 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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