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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Sep 04. 2022

忘      症






올여름

선그라스 2개

우산 2개

책 한 권

텀블러 2개를

잃어버렸다


가을엔 뭘 또 잃어버려야 살 수 있을까

안 잃어버리고는 못 사느니

날 잃어버리는 날이 진정 장날

그날이 멀리서 온다


수많은 것을 잃어버려야 사는 세월

아, 나도 영영 잃어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날이 기다려진다


냄비 태워 먹은 지

석 달이 지났는데

늦봄 담가둔 자몽청을 어디다 뒀는지 찾을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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