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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Sep 08. 2022

人  間  不  在





여섯도 낳고

일곱도 낳고

아홉도 낳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밭 매다가도 낳고

길쌈 매다가도 낳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손이 모자라

애를 감나무 밑에다 묶어놓고 지심 매다가 나와 젖을 물리고

잠들면 다시 고추밭도 매고 감자밭도 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에 지쳐 초저녁이면 불 끄고 마을이 다 잠들었지요

그 경황에도 애들은 끝없이 태어났지요

언남이, 광수, 용칠이, 점순이, 분례, 순덕이, 철이, 칠복이 등등

마을에 애들이 바글바글 했지요


학교 교실이 모자라 오전반 오후반이 있었고 큰 장막을 치고 운동장에서 공부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산아제한 정책으로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애들이 실종되기 시작하더니 어느 날 어디론가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노인만 남은 세상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씨가 점점 말라갑니다

노인네들 차츰차츰 순서대로 다 가고 나면

남는 이들이 몇이나 될까요


이렇게 인간 세상이 끝나는 건가요



# 외국인 이백만 명 시대

이중 불법 체류자가 사십만이랍니다

이들이 없으면 사회가 돌아가질 못합니다

단일 민족으로는 나라가 살아남질 못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지요

우리나라도 다민족 국가가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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