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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Sep 25. 2022

늙어가는 일






커피잔을 쏟을 때

간장 종지를 엎었을 때

물을 먹다가

도무지 멎지 않는 사래가 들렸을 때

아, 노인네가 되었구나

늙었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옛날 옛적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난다


노인이 되면 몸이 서툴러지고 굼뜨게 마련이다

평생 안 늙는 사람은 없다

그걸 늙어서야 깨닫다니

참 어리석고 우매하다


잘 떨어트리고

잘 비틀거리고

잘 잃어버리고

잘 잊어버리는 일이

다 반사임을

섭섭하고 서럽다고

생각하지 말자

당연히 늙고 병들어가는 여정이니까


흐트러져 가는 것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고 순서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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