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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01. 2022

저  문    강






누가 앉아 있었을까

새들도 잠자는 늦저녁

억새도 흔들리지 않는 컴컴한 밤

누가 앉았다 갔을까


낮 한때 강태공들이 놓고 간 온기가 아직 남아 있을까

반짝이던 물 비늘들이 눕고

바람도 잠든 강

누가 왔다가 갔을까

백로 잠든 다리 사이로 잔 물결이 바다로 간다


끝없이 강둑 걷다 보면 다다르는 여울목 끝에 청둥오리 가족 노닐고

달은 조각배 상현달

저문 강에 떠서 흘러가네


그립다 생각하니 모두 그리워 눈시울 붉히고

어둠 내려 저무는 도솔 늪

이승의 강이 저승으로 가는 빈 강

누가 왔다 갔을까

누가 앉았다 갔을까

갈대만 출렁이는 저문 강 무심히 바라보네


오늘은

어느 꿈자리에서 그리운 이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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