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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09. 2022






살 만큼 살면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

그럼 득달같이 병원으로 달려가

가르고 자르고 들어내고 꿰매서 고친다

그럼 오 년은 그럭저럭 흘러간다


그러다 또 다른 곳이 고장이 나면

또 병원으로 달려가 몸을 수리한다

그럼 다시 또 오 년은 그럭저럭 버틴다

그렇게 골골 삼십 년

노령 세상이 왔다


주위에서 아프다는 소식을 많이 듣는다

그러면 나도 늙은 거다

그렇게 배신할 줄 몰랐던 세월이

어느새 훌쩍 흘러 가버린 거다

살 만큼 살았다는 거다


요즘 여기저기 아프다


요즘 세상은

늙은 것이 허물이고 흉이니

욕되지 않게 곱게 늙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마음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디 아픈데 없지"

"건강관리 잘해ᆢ"

이게 안부 인사가 된  나이에는

사는 게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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