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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15. 2022

풍      령





네가 왜 나를 떠났는지

내가 왜 너를 떠났는지

세월이 가서 낙엽 지는 계절 오니

이제 알겠다


소심한 속내가

알량한 자존심이

너와 를 갈랐구나

손톱만 한 오해가 바다처럼 넓어져서

산을 흔들고 땅을 갈랐구나


이제는 못 볼 사이가 돼서

생의 인연이 다하고

허름 허름 늙어가고

산 모퉁이 돌며 뒤돌아 본들

청려장에 의지해 걸어가는구나


아직도 선제길 어느 산기슭에

자취가 남아 있다면

우린 아직도 헤어진 연인

상원사 뒤뜰 벽화에는

아직도 그 입김 남아 있으려나

  

풍령(風鈴)이 바람결에 운다

세월이 아쉬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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