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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28. 2022

발가락이 안 닮았다





나 닮은 애를 낳고 싶다던

네가

나를 닮지 않은 아이를 낳았다

눈, 코, 입, 귓불 어느 한구석 닮은 데가 없다

발가락도

손가락도 닮지 않았다

그렇다고 외탁도 전혀 아니다


나처럼 공부머리 없는 것과 달리

똑소리 나게 학원 한번 안 다니고

줄곳 일 이등만 하더니

명문대, 명문 일류기업을 들어갔다

도대체 이 아이는 누구를 닮은 걸까


나를 닮은 아이를 낳고 싶다더니

멀쩡한 아이를 낳았다

찜찜하다고 뒤를 파 볼 수도 없고

돌연변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여튼 나는 비루한데

자식이 잘 나가니 좋긴 좋다


나 닮은 애를 낳았으면 어쩔 뻔했는가 큰일 날 뻔했다

그런데 도대체 누굴 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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