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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Oct 29. 2022

流     浪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듯이

몸이 아프니 마음도 시리다

겨울이 오면

지나간 통증들이 되살아나듯

다시 그 자리가 아프다

서리발이 정수리에 내려앉는 새벽

들녘에 까마귀 울고

동구 밖 정승도 허리춤이 시리다


몸과 마음이 추운 그믐밤

점순이네 누렁이는 왜 저리 짖을까

고운님, 그리운 님 행여 지나칠까 두려워

허망한 가슴에는 무서리만 내려앉고

깊은 밤의 무저갱 절벽 그 끝은 보이질 않는다


휘이잉, 돌개바람 언 볏짚 훑고 가는 들판

가슴도 얼고 몸도 얼어 지친

그대여

가던 길 멈추고 육신 녹여 가시게나


우리는 언제나 流浪이니

生을 허비한 罪를 어이 다 갚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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