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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09. 2022

야자수 그늘 아래





내가 만약 야자수 그늘 밑에서

오래 잠들어 있으면

깨우지 마시오

날 며칠 안 일어나거든 육신을 내 땅으로

데려가지  마시오

야자수 잎에 태워 그곳 바다에 뿌려주시오

남지나해나 태평양이나 대서양이나 서로 만나

밀고 당기다 보면 고향 바다에 닿지 않겠소

그럼 그때 그곳에서 뵙기로 합지요


나는 코코넛 열매를 마시며

그곳 그늘 밑에 눕고 싶소

지금은 고향이 전혀 그립지 않소

나를 그곳에 내버려 주시오


지금은

누가 찾으러 올까 오히려 두렵소

이 그늘이 한없이 안온하오

그냥 내버려 두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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