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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19. 2022

돌  아  간  다





잠깐 동안의 외유였지만

평균 2만 보 이상 걷다 보니

힘이 든

산맥과 해안을 따라 돌아다녔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활 양식은 서로 다르지만

삶의 현장은 서로 닮았다

일하고 먹고 자고 늙어 가는 것

그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많이 웃었다

좋은 사람들과 일 년 치는 족히 웃은 것 같다

그렇게 남은 시간은 조금 여유로워질 듯도 싶다

이렇다면 이번 여행도 성공이 아니겠는가


비행기 날갯죽지 좌석 쪽에 앉으니 엔진 소음 소리가 대단하다

그러나 그 굉음도 계속 듣다 보니 견딜만하다

인간은 불편함에도 곧잘 적응하는 신비한 동물인 듯싶다

덕분에 뒤쪽으로 빈 좌석이 있어 한 줄을 통째로 쓰며 태평양 상공을 날아가는 중이다


돌아가는 길이다

새가 저녁 무렵 제 둥지를 찾아가듯

나도 둥지로 찾아 그렇게

돌아가는 길이다


다시 여행길에 오르는 그날까지

조용히 호들갑 접고 살 것이다

나마스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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