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25. 2022
쓰레기장에서
말라가며 다 죽어가는 고무나무를 줏어다
5년을 돌보며 키웠다
처음에 마른 나뭇가지가 손가락 크기만 했는데 그동안 내 키만큼 장성했다
건강하게 살아난 것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이 있다
멀쩡한 화초를 죽이는 사람과
죽어가는 나무를 살리는 사람
손만 스치면 뭐든 망가져 버리는
파괴지왕과
손만 닿으면 빛나게 하는 금손이 있다
그 집의 화초들을 보면
그 집 사람들의 기운을 알 수 있다
화초가 잘 되는 집은 늘 번성하고
화초가 죽는 집은 결국 몰락한다
화초와 반려 동물들은 늘
가족처럼 성심껏 잘 보살펴야 한다
죽어가는 생물들을 주어다 모조리 살려내는 옆집 할머니는
늘 화초처럼 화사 하시다
생명을 살리는 수호신 같으신 분이다
집안에는 밖에서 주워와 함께 사는 화초들로 발 들일 틈 없이 빼곡하다
평생을 꽃나무 구원 사업에 봉사하신다
당신은
세상을 죽이는 사람인가
살리는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