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시인 화가 김낙필 Jan 24. 2023

겨 울   편 지






가끔씩 아직도 편지를 씁니다

부치지 못한 편지는

산이 되고 강이 되었습니다


내가 준 목걸이를 걸고

내가 준 셔츠를 입고

내가 준 양말을 신고

내가 준 칫솔로 이를 닦고

내가 준 털장갑을 끼고

내가 준 목도리를 두르고

내가 준 시간의 거리로 당신은 나섭니다


내가 준 모든 것들이 진실이라면 눈처럼 시린 눈물이 날 거예요

떠나는 여정마다 행복하길 바랍니다

행여 길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날은

왠지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릴 것 같습니다

그럼 그때 우리 다시 설국 열차를 타기로 해요


아직도 나는 겨울이 오면 부치지 못한 겨울 편지를 쓰곤 합니다

그렇게 당신에게로 갑니다 ᆢ<2015>

매거진의 이전글 착  한    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