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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Feb 10. 2023

나의 코끼리 아저씨





가슴이 먹먹해지고

목울대가 긴다

마치 나의 아저씨에 파이팅 장면처럼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시간들이 흘러간다

나의 시간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남지나 해변 어디쯤인가 해먹 위에 누워 바닷소리를 듣던 

기억이 난다

그때가 호우시절 이었던가

요양원 뒤뜰 목련 나무 가지에 봉오리가 핀다

그리고 나의 화양연화

야자수 밀림 위를 걷던 시간들이 꿈결처럼 흔들린다


요양원을 탈출해

보름달을 보던 산 동네에도 봄은 오고 있다

나의 손녀가 나를 데리고 가던 오뎅 집도 그대로 있다

마을버스도 여전히 오가고 있다

나의 친구도 다행히 살아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

코끼리가 생각난다

제 무덤을 찾아가는 나의 고마운 코끼리


강릉의 바람 불던 날

앙코르왓트, 블루라군,

양곤, 페낭, 노보리베쓰,

이스탄불ᆢ

그리고 맛있는 섹스,

나는 코끼리 아저씨처럼

사랑의 윤회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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