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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어 떤 유 서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2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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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부모를 잘 못 만나서 고생을 시키는구나
금수저도 못 만들어 주고
좋은
가풍도 없었고
싸우는 꼴만 보여주며
너를 키웠구나
대리 만족이라고나 할까
8 학군
에 데려다 고생만 시켜놓고
결과는
참패였지만
그래도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착하면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한다
재물과 명예와 권세도
십일홍이란다
남을 배려하고 도우며 사는 인생이 진정한 거란다
돈이야 없으면 어떠니
좀 덜 쓰고 살면 되지
그래도 부모가 돼서 풍족한 가정을 이루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 이다
아들아 미안하다
부모가 가난해서
물려줄 재산도 없고
물려줄 지식도 없으니
빽도 없고 재물도 없구나
늙고 병들어 짐만 되게 생겼으니 걱정이
태산 같다
부디 착한 사람들이 잘 사는 세상이 와야 하는데
결혼도 못하는 나라
아이도 못 낳는 세상에서
사기꾼에 조폭 같은 놈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으니
앞 날이 답답하고 암울하구나
아들아 다음 세상에는
공부도
필요 없고
재물도
필요 없고
착한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에 태어나거라
작금의 세상은 돈과 권세만 판치는 더러운
연옥 같은 곳이니
몸 간수 잘하고 조심해서 살아야 한다
아들아
부모로서
낳아준 거 말고 해 준 게 없어 정말 미안했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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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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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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