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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단 비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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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부터
중부권으로 강한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진다고 하더니
잠잠하다
하늘은 여전히 검고 칙칙하다
4시부터 호우다
봄비가 아니고 여름 장대비가 내린다
가슴으로도 비가 온다
속으로 오는 비는 아프다
겨울의 비처럼
돌아올 수 없는 그대처럼
오랜 가뭄 끝에 내리는 비가 달다
농부가 하늘만 쳐다보다 지쳐버린 땅바닥에
남풍이 불더니 비가 내렸다
꽃이 다 뭐더냐
속 타던 농부의 가슴에 내리는 비가 꽃 아니더냐
달디 단 봄비가
논 바닥을 적신다
덕분에 우렁이도 청개구리도 살아났다
조금은 쓸쓸하고 외로워야
詩가 나오듯
단비 내리는 오늘에야 시름을 걷어내고 웃는다
벚꽃은 이미 다 떨어졌어도
순서대로 피는 꽃들은 줄줄이 지천이다
내일은 立夏다
단비가 와서 세상이 사뭇 촉촉해졌다
사랑에 젖은 그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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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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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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