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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들어줄 사람

by 시인 화가 김낙필






달콤한 말도 싫다

사랑할 여력도 없다

인내할 능력도 없어졌다


그저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가만히 내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면 족하다


사랑이란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

결국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것을

상처만 남는다는 것을 미처 몰랐다


말할 곳이 없다

누가 제발 내 말 좀 들어다오

잠들었다 다시 깨고

산비둘기 우는 새벽에도 나는 홀로 벙어리 울음을 운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고요히 턱을 괴고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그가 말했다

아무도 당신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요


나도 안다

나는 강박 장애를 가진 장애인이다

그리고 재수 없는 말의 고수다

아무도 내 말에 관심이 없다


올림픽 공원 왕따 나무와 다를 바 없이 늘 한적하고 적요하다

나는 벙어리 삼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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