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시는 날

by 시인 화가 김낙필






산본 시장에서

오이, 부추 한 단 사다가

오이소박이 담아놓고

고구마 쪄서

양다리 탁자에 올려놓고

주말 드라마 보면서 냠냠한다

돌나물 물김치 한 보시기 퍼서 곁들이니 좋다


창밖으로는 세찬 바람과 함께 장대비가 퍼붓는다

내일이 立夏이니 여름 비라 해도 손색이 없다

봄 가뭄 끝에 단비라 반갑기 그지없다

농부의 가슴에 내리는 착한 비다


족발이 먹고 싶어서 시장 족발도 사 왔다

반만 먹고 아들 주려고 남겼다

꺾어온 참죽나물도 초고추장에 무쳤다

데칠 때 나는 나물 냄새가 집안에 진동한다

대접에 들기름 넣고 벅벅 비벼서 이른 저녁을 먹으련다


비가 오니 파전에 탁주 생각도 난다

쪽파 전 한번 부쳐 볼까

달걀찜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