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가 떠나갔을 때 두렵지 않았다
그날은 종일 꽃비가 내렸다
세월이 흐른 후 그 사내가 초라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초로의 부랑자 같은 남자가 문밖에 서 있었다
된장찌개에 따듯한 밥 한 끼 지어 먹여 보냈다
떠나던 날 그 남자의
뒷모습이 눈에 밟혀 잊혀지지 않는다
나를 버리고 떠나던 어깨와
내게 버림받고 떠나는 지금
모습이 너무도 달라 설움이 북받쳐 올랐다
집 앞 가로등에 노란 불이 들어왔다
그 남자의 등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서 있었다
새벽이 올 때까지
현관문은 차마 잠그질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