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아 있 는 사 람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아직은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는 사람이 있다

그 어느 도시 어느 동네에서

빨래하고 밥 먹고 똥 누고 잠자는 사람이 있다


슈퍼에서

사무실에서

혼잡한 거리에서

한가한 공원 벤치에서

어쩌다 마주칠 것 같은 사람


아이스 바도 물고

자판기 커피도 마시고

시장통 도깨비 칼국수도 먹고

길거리 어묵도 잘 먹는 사람

흔하디 흔한 그런 사람


앙파 한 소쿠리

가지 세 개

오이 두 개

손두부 한 모

도토리묵 사들고

저녁녘 뉘엿뉘엿 귀가하는 사람


살아 있으니 됐다

살아가니 됐다

서로 잊지 못하고 가끔 그리워하며 사느니


그래도 가끔 생각날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는 사람

그러니 됐다

그러면 된 거다


살아서 언제 한번 만날 수 있으면

태평양 한가운데 배 띄우고 놀자


어쨌든 살아 있으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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