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한 后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애욕의 세월을 보낸 후

남아 있는 건

뼈만 남은 기억이다


불의 날들은 타서

재만 남았고

허욕은 허수아비 소맷자락처럼 펄럭인다


거기 누군가가

거기 어디에서

숨 죽이고 바라보다가 절명하는 날

그날이 내 생애의 정점이었다고 말하지 않겠다


오늘도 비 오는 창가에 앉아

사약처럼 쓴 커피를 마신다

毒도 없는 사약을 죽음처럼 마신다


망나니가 내리친 칼날은

서슬 퍼런 바람 소리를 가르고

내 뒷 목을 친다

엔젠가 그렇게

관계는 두 동강이 나는 것이다


욕정은 살아서

애욕의 뒷골목을 서성거리고

뼈 부딪히는 소리는

대숲 아쟁 우는 소리를 닮았다


사랑이 지나간 後에

기억은 殘雪만 남기고

生의 이전으로 회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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