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은 가 을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의 피는 검습니다

평생 온갖 일들이 섞여 뻘색이 됐습니다

울고 웃고 산 세월이 피를 검게 만들었습니다


헤어지는 중입니다

평생 만났으니 이제 헤어져야죠

물 따라 바람 따라 돌아갑니다

가다가다 지치면 여울목에 앉아 노래를 부릅니다

나뭇잎 따서 강물에 띄어 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헤어집니다


뇌쇄 한 망아지가 됐습니다

인천 공항으로 짜장면 먹으러 갑니다

영빈루 해물 짜장과 마약 짬뽕이 그렇게 맛있다더라고요

오며 가며 서해 뻘 구경도 하려고요


나의 피는 뻘색입니다

오래 살다 보니

이 것 저 것

이 일 저 일

다 섞여서 그렇습니다


한 시절 잘 섞여 놀다가

헤어지러 갑니다

떠나갑니다

머나먼 나의 쏭바강으로


우리는 꺾었네, 한 다발 히스 꽃을 그대 기억해 주오, 가을은 이미 죽었네 가을은 죽었네, 그대 기억해 주오 가을은 죽었네, 이미 죽었네 우리 둘은 이제 만날 수 없네 이승에서는…<노래, 죽은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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