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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오시네요

by 시인 화가 김낙필





여기저기 외로운 사람들이 많은 계절에

비가 내립니다


창밖 낙수 소리에 마음도 갈 길 몰라 헤매고

채송화 고운 꽃도 고개 숙입니다


봄 여름 피던 꽃들도 덧없이 지고

감 잎도 어느새 붉게 물들어 갑니다


가을이란 여무는 계절인데

나는 차마 여물 지를 못합니다


끝 여름 옥수수를 찝니다

한톨 한톨 입에 넣고 음미합니다

수수의 생을 회상해 봅니다


그대의 가을과

내 가을이 신음합니다

옷소매 여미고 가슴에 물길 나지 않게

조심조심 걷습니다


오늘을 살아내듯 또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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