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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생의 꽃이었다

by 시인 화가 김낙필





한 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흘러간다지만

씻기지 않는 상처는 늘 기억 속에 산다


인연은 운명이기에

관계의 상처도 숙명이다

어루만지고 토닥여야 덧나지 않는다

옹이가 되면 여물어 아프지는 않다

세월의 힘이다


내 상처는 나만 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베었는지 잘 안다

누군가를 베면 나도 베이게 마련이니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나는 얼마나 베고 살았을까

베인 사람은 잘 살고 있을까


한 생을 살아오면서

누구나 상처 하나씩은 품고 산다

상처가 아물어 옹이가 될 때까지

잊지못 할 사람도 하나쯤 모시고 산다


헛된 생이란 없다

모두 귀중한 삶이다

상처도 소중하다

오늘도 아픈 상처 하나 꺼내 다독이며 살고 있다

아, 사람들은 왜 서로 베며 살아갈까


상처는 생의 꽃이었다는 것을 문뜩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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