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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스(silence)

by 시인 화가 김낙필





섬은 적요하고

정원이 적막하다

사람 사는 집은 조용하고

인적도 없다

바람 드나드는 소리뿐이다


물은 잠자고

물새 한 마리 없다

호수는 언 듯 고요하다

언덕길 쑥부쟁이가 흐드러졌다

저수지는 말라간다


햇살이 기울고

그림자가 길게 눕는다

햇살 무늬는 빗살무늬 토기를 닮았다

들숨 날숨 숨소리만 들린다

여기는 노인들의 나라


공항 가는 열차에는

여러 인종들이 타고 있다

이방인들이다

소금 염전에서 추방당하는 外勞者들이다

소외된 사람들은 조용하다


데크에 비둘기가 발밑까지 다가왔다

연신 땅을 콕콕 쫀다

발가락도 한번 쪼고 간다

시비를 거는 것인가

모기가 발목에 침을 찔렀다


그래도 우리들은 침묵한다

섬도

집도

저수지도

햇살도

이방인들도

다 입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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