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사 랑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나는 압니다

나의 사랑이 면벽이었다는 것을

바람잡는 허무였다는 것을

그렇게 날아가버린 미련들이

처마에 곶감처럼 줄줄이

매달려 있습니다


문고리가 척척 달라붙던 겨울날

방죽 숲에서 소쩍새가 울었습니다

그 사람을 보러 터미널에 나갔지만

오지 않았습니다


도화꽃 피던 사월

저수지 뚝방에 앉아

돌을 던지며 물 파문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장끼 한마리 푸드덕 날던

그 날에도 그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흐른뒤 알았습니다

그것이 헛 수고였다는 것을

혼자만의 짝사랑은 허망한 것이지요

그리도 무심한 세월을 무심히 보냈어요


되늦게 알았어요

혼자하는 사랑은 소용 없다는 것을

그냥 허공 세월이였다는 것을

그런데 그 허방의 설레임이 아직도

가슴 한켠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아직도 그리움에 설레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