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 어 지 는 것 들

by 시인 화가 김낙필





깨지지 않으면 그릇이 아니죠

사랑도 깨지잖아요

그러니까 그릇 같은 거죠

예쁘고 달콤하다가도 깨지는 것


기타 소리가 깨지는 듯 들릴 때도 있죠

그땐 이미 감정이 깨져버린 거죠

사람의 마음에 따라

감정은 다르게 움직이는 거니까


사람의 마음은 늘 변하죠

계절이 변해가듯 말이죠

변하지 않으면 지루하고 무료합니다

좋든 싫든 변해야 하는 거죠

그래야 순순히 살아낼 수 있는 겁니다


나도

산산이 깨져가길 원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무막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다시 깨지듯 태어나길 소원합니다


오늘도 머그컵을 깼습니다

양치하다 떨어트린 컵이

타일 바닥에 흩어졌습니다

한참을 바라보며 서 있다가

빙긋이 웃습니다

오늘도 깨졌구나


다른 새 컵을 내놓습니다

그래야 비로소 또 다른 입맞춤을 합니다

깨지고 나서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마음을 다루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늘 깨져야 새로 태어나는 감정들을 사랑합니다

오늘도 나는 무언가를 쉴 새 없이 깨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