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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an 05. 2024

사 랑 은   없 다





사랑을 모르는 사람들이 오히려

사랑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형체도 없고 닿지도 않고 가져본 적도 없는

감정의 실체를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가

無像의 虛體를


사랑을 본 적이 있는가

모텔에서

드라마에서

거리에 보이는 것들이 과연 사랑일까 유희 일까

겨울 연가나 가을 소나타가 사랑이라면 다 부질없는 사상(思想)이다


진정한 사랑은 사랑이라 부르지 않는다

그것은 영혼의 강이나 죽음의 사지로 연결되어 있다

개나 소나 하는 사랑 말고 죽어야 존재하는 그런 사랑이 세상에 있을까

인간들은 다만

가진 조그마한 재능으로 연극을 하고 노래를 한다

마치 위대한 사랑은 그리는 것처럼


사랑을 아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사랑이라는 것 본질 자체는 없는 것이니까

수많은 거짓과 착각 속에서 연출하는 드라마를 사랑이라 믿는 인간들은

매일매일 사랑이라는 말은 달고 산다


저녁노을이나

강가에 스치는 바람을

손안에 모으고

둥지로 돌아가는 저녁 새들의 노래를 듣는 어느 방랑자는

방황하며 살아온 세월을 사랑이라 말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어떤 만남이든 영원한 건 없다

결국 헤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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