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 린 날

by 시인 화가 김낙필






흐린 날

흐린 글을 쓰고

흐린 밥을 먹고

흐린 풍경을 본다


흐린 생각을 하고

흐린 음악을 듣고

흐린 그림을 그린다

온통 흐린 내가 된다


망각의 강을 건너려면

노를 천천히 저어야 한다

느리게 흘러가야 한다

강 끝 벼랑은 황천이다


흐리고 느려서 암울한 날

망월사를 오른다

거기 산사 풍탁소리를 들으러 간다